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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다32

[글쓰기17일차] 샘베 과자와 할아버지 어릴 적에 할아버지께서는 큰아버지 집과 막내였던 아버지 집을 오가며 지내셨다. 할아버지는 짓궂은 성격이 있으셔서, 머무시는 동안에는 우리 삼 형제에게는 약간의 비상사태와 같은 긴장감이 돌곤 했다. 언제 훅 하고 장난이 들어올지 몰라서였다. 그런 할아버지가 심심할 때는 항상 막내딸인 나를 데리고 동네 한 바퀴를 말없이 장난기 하나 없이 정처 없이 걷고 나서는 길거리에 풀썩 주저앉아서 몇 시간이고 멍하니 앉아 계시다가 집으로 돌아오곤 하셨다. 설마 몇 시간까지는 아니었겠지만, 6,7살의 어린 나에게는 영겁의 시간처럼 긴 시간들이었다. 그럼에도 옆에서 얌전히 앉아서 아이에게는 너무나 길고 긴 시간을 내가 견뎌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샘베 과자 덕분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할아버지가 샘베 과자 가게에 들.. 2021. 11. 21.
[글쓰기 13일차] 성인의 낯가림, 부끄럼을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 다 컸어도 여전히 낯가림 혹은 부끄럼에 괴로워해 본 적이 있나요? 제가 그랬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늘 그랬던 건 아니지만, 한번 긴장을 타기 시작하면, 그 상황에서 벗어 나오기가 어려워지곤 했죠. 40세 즈음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40 먹도록 고쳐지지 않는 거라면, 차라리 그냥 드러내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런 성향 때문에, 특히 남자 앞에서 오해받는 경우가 많아서 속상한 적이 많았답니다. 변하지 않는 내 행동에 대한 각자의 해석은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졌죠. 자신을 좋아하나? 아니면 나를 불편해 하나 등등...머가 되었든 정답은 아니었는데. 40이나 돼서 급작스럽게 부족한 나를 오픈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동기가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되돌아보면, 제가 그즈음에 사업을 시작.. 2021. 10. 20.
[제주 한달 살기] 서귀포 중문의 건강한 맛을 좀 아는 분께만 추천하는 카페 한달 살기 글을 성실하게 써보겠다는 당찬 포부는 저리저리 던져버리고, 제주도 중문 근처가 이렇게 볼거리 할 거리가 많았나 하며 감탄을 내내 하다가 시간이 훅 지나가버렸네요. ㅠㅠ. 늦은 감이 있지만, 우선 중요한데,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카페 하나를 오늘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안녕,좋은하루 cafe' 서귀포 중문에서 나름의 복작 복잡한 시내에 위치한 카페인데요, 이곳을 소위 '힐링 카페'로 추천해봅니다. 이곳은 근처에 유명한 수두리 칼국수 포함에서 맛집들이 많고, 중문의 도회적 풍경을 나름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인지, 입구에 다다르면, 맛집 소문에 찾아든 카페인데, 중문의 화려한 다른 카페에 비해 소박하고 평범하기 그지없어서, 잠시 솔직히 놀랐습니다. 카페 안도 실제로 많이 작고요... 2021. 9. 22.
[제주도 한달살기] 숙소 근처 의외의 발견 2 : 예래해안로 풍경 중문의 색달 해변을 뒤로 하고 논짓물을 지나서, 제주올레길8코스를 따라 한참을 걸어오다보면 만나게 되는 카페 하나가 있다, 카페팔길. 제주에는 워낙 뷰맛집이 널려 있는 터라 특별히 더 다른 것이 있냐고 하면 할말은 없다. 하지만 관광지로 근사한 뷰맛과 화려한 인테리어를 가진 '더클리프'나 '휴일로'와는 다르게, 여기는 꾸미지 않은 뷰가 펼쳐진 곳이다! 여기에도 이런 곳이 있었어? 왜 아직까지도 복잡한 것들이 안들어온거지? 아래 지도에서 썬빌리지(카페팔길 있는 곳)를 시작으로 좌측으로 예래포구를 따라서 지나가는 예래해안로와 제주올레길8코스의 바닷가 풍경은 인공적으로 훼손이 적은 상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중문방파제와 예래포구 모습으로, 낚시하는 분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한적한 곳이라고만 여겼는데, 나.. 2021. 9. 2.
[제주도 한달 살기] 숙소 근처 의외의 발견 1 : 이정의댁 우리 숙소는 중문 근처 상예동에 위치하고 있다. 작아도 나름 독채인 마을 안의 집을 가성비 좋은 가격에 운 좋게 숙소로 잡을 수 있었다. 나중에 이에 대해 자세히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제주도에 와서 처음에는 여기 저기 구경 다니느라 미처 몰랐는데, 이곳에서 걸어다니는 거리 내에서도 충분히 볼거리와 먹거리가 존재했다는 것을 요며칠 새에 깨닫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우리 숙소에서 뒤편인, 엎어지면 코 닿을 데에 위치한 디저트 가게, 이정의댁. 사실, 왔다갔다 눈에 들어올 때마다 에어비앤비하는 숙소인가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눈에 들어오는 간판이 쉽게 보이지 않았다. 어제 동네에서 발견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점심을 먹기 위해 걸어나갔다가 되돌아오는 길에 자세히 보고나서야, 디저트 가게인 걸 알게 되었.. 2021. 8. 31.
제주도 한달 살기 : 오마이스 폭풍 속 돌아다니기 제주도 한달살기를 시작한지 벌써 2주가 넘어가고 있다. 정신 차리고 보니, 기존의 환경과 분리되어 차분하게 자신에게 집중하며 많은 것을 해보리라던 각오가 무색하게 되어가고 있다. 두어명의 지인들의 방문으로 여행과 레저에 더 쏠렸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제주도 한달살기를 꼼꼼히 일기로 기록하기로 한 계획은 벌써 포기했다. 시간순으로 쓰는 것은 이미 어렵게 되었다는 판단이다. 이번 주 초에는 오마이스 폭풍이 착륙했고, 그로 인해 제주도의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게다가 이번주 월화수는 오랜 대학원 동기가 방문했다. '네가 폭풍을 몰고 제주도로 왔구나' 라며 놀려대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짧은 휴가 일정으로 방문한 것이기에, 그녀의 제주도 여행을 지켜주어야했다. 그래서 무시하고 돌아다녀보기로 했고, 그녀의 .. 2021. 8. 28.
제주도 한달 살기 : 올레길8코스 오션뷰맛 터지는 한적한 서귀포 카페 발견 실은 여행 시작 전에 준비 과정을 다음편으로 적으려 했다. 그러나 한달살기를 위한 준비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는 핑계 하나, 제주도로 내려와서는 열심히 놀고 사진부터 찍느라 바빴다는 핑계 둘로 글을 쓰지 못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여행 과정을 기록하는 것은 역시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래서 순서대로 적기보다는, 글을 쓰는 오늘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다. 제주도 한달살기의 목적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기에, 오전에는 필요한 문서 작성을 위해 공공기관에 전화를 하는 등의 몇가지의 업무를 보고는 늦은 브런치(거의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오전열한시'라는 곳에서 간장새우밥을 맛있게 먹고는 숙소로 돌아와서 다시 업무 모드. 뜨거운 해가 힘을 잃어갈즈음 숙소에서 하던 일을 멈추고, 노트북과 .. 2021. 8. 21.
25년만의 제주도에서 디지털 노마드의 첫발을 딛다. 10여 년 전에 1박 2일 일정의 창업교육 워크숍에서 같은 방을 쓰며 긴 얘기를 나누었던 대표님이 있었다. 그때 이후로는 페이스북으로만 소통하였는데, 그것도 아주 가끔 좋아요, 댓글 한두 개 정도만 올려놓은 정도였던 터라, 이 사람이 내가 누군지는 기억이나 할까 싶을 정도로 기억이 희미해지던 차였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오랜만에 페이스북 메시지로 말을 걸어왔다. 몇 마디를 주고받다가 나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이 느껴져서 새삼스럽게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지인과 함께 내 사무실로 찾아왔다. 매우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비슷한 IT분야에서 고생을 했던 탓인지, 서로 생각을 공유하는데 어려움이 없었고, 그녀도 나처럼 별로 발전이 없던 사업을 정리하고 휴지기를 갖고 있었다... 2021. 7. 4.
[짧은 시] 시간에 대해서 다가오지 않을 것 같았던 녀석이 어느 틈새에 나를 밀쳐내고, 또 멀어져 가고, 안타깝다. 2019년 여름에 내가 이런 메모를 남겨놓은 걸 발견했다. 길을 찾으려고 미리 놓아두었던 작은 조약돌 하나를 발견한 기분이다. 2021년이 되었어도 아직까지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는 내게 어떤 느낌을 던져주는 말 같다. 차라리 좌충우돌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2021. 1. 27.
손님이 머라 하건, 자기 생각만 강요하는 염색 전문가 어제는 천연염색이라는 것을 해보려고 집 근처의 천연 염색방을 찾아갔다. 처음에는 100% 천연으로 염색하면 염색 시간도 오래걸리고 해서 좀 섞어서 한다고 대답했다. 뿌리 염색을 하기로 하고 머리에 염색약을 바르면서 계속해서 머리 전체를 염색을 해야한다고, 지금 내 머리 상태가 너무 안좋다고 궁시렁 대기 시작하더니, 점점 크게 얘기한다. 좀 강요같이 들리기는 했지만 틀린 말도 아니어서, 알았다고 그럼 전체를 해달라고 했다. 그것도 다 천연 염색이기에 말한 것이다. 그리고는 머리 색깔을 어떻게 할지 묻는다. 그래서 나는 "제 머리 색깔과 비슷하게요. 똑같을 수록 좋아요." 라고 대답했다. 내 머리 색은 한국인 치고는 약간 밝은 밤색이다. 염색 전문가는 다시 묻는다. "그럼 붉은 색이 좀 들어가야겠지요?" 그.. 2021.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