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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혐오 조장이 자연스러워진 사람들, 이대로 괜찮은건가? 요즘 들어, 의도치 않게 어떤 일에 혐오 양념을 살짝 섞어서 부정적으로 왜곡하고, 그것을 바로 확신으로 연결하는 사람들을 부쩍 많이 보았다. 주로 사회면 혹은 정치면에서나 보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내 주변에서 연쇄적으로 직접적인 목격을 하게 되니, 이건 마치 기이한 기상 이변을 겪는 기분까지 들었다. - 남의 말을 들을 때는 따로 상상해서 듣지 말자. 얼마 전에 모 기관의 정부 심사를 하러 갔었다. 거기서 이의신청 건을 판정하는데 난항을 겪는 사례가 있었다. 지원사업에 선정된 후 새로운 참여기업을 추가하겠다는 내용의 변경 건이었다. 관례적으로 보나 형평성으로 보나, 이런 변경 건은 일반적으로 받아 들여지기 쉽지 않다. 그래서 인지, 이 요청사항은 거절되었고, 이에 대해 해당기업이 이의 신청을 했던 것이.. 2023. 9. 5.
후회해도 변하지 않겠지 나는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같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지금도 그렇고. 드라마를 보다가 문득 떠오른 한 장면이 있다. 어쩌면 두고두고 추억거리로 얘기할 것들이 넘쳐나던 순간들이 파편처럼 흩어진 채로 기억의 수면위로 떠올랐다. 아무리 좋은 순간도 잡지 않으면 그저 빛바랜 낡은 사진에 불과하다. 어쩌면 그보다 더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로맨스 드라마를 보고 있어서 그런지, 떠올랐다. 그렇지, 저런게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고, 지나면 둘만의 좋은 추억거리지. 그런데, 나는 그런 걸 참으로 건조하게 지나쳤구나. 그러면 안되었는데. 전혀 호감을 느끼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많은 세월이 지난 후에까지도 자잘한 순간들이 잊혀지지 않고 조각 조각 비쳐지는 걸 보면, 내가 아무래도 중요한 순간들을 아무렇지 않게 .. 2022. 5. 25.
포틀랜드 시내에서 아싸인 내가 글로벌 모임에 참석하다 포틀랜드에 온 김에 어학당을 다녀볼까 했었다. 혹은 운동 클래스를 들어보거나, 아무튼 머라도 배우면서,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영어 실력이라도 키워볼까 했던 것. 친구 남편이 옆에서 검색하고 있는 나를 지켜보더니, meetup을 권유했다. 글쎄, 잘 모르는 이들을 만나는 친목 모임에 참석하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내 입장에서 내키지 않는 제안이었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내가 선택한 것은 태권도 같은 곳에 한 달 정도 다니면서 운동도 하고, 사람들하고 어울려보면 좋겠다 생각했다. 솔직하게 내세우기는 부끄러운 실력이긴 하지만, 내가 이래 봬도 무려 태권도 3단이다. 그러나 막상 찾아보기가 만만치 않았다. 너무 어린 친구들하고 같이 운동하는 것은 싫고, 어느 정도 어른들이 모여서 운동하는 곳을 찾으니, 코로나 .. 2022. 4. 19.
포틀랜드에서 석 달 동안 무얼하며 지내면 잘 지냈다고 할까? 정확히는, 포틀랜드 도심에서 아래쪽으로 조금 떨어진 외곽지역인 투알라틴이라는 곳에 머물고 있다. 3월 중순에 처음 도착하고는 시차 적응 문제로 열흘 가까이 고생했었다. 기본적으로 불면증이 심했던 터라, 시차 적응을 빠르게 해내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다행인 건 친구 남편이 한의사라, 지어준 처방약을 먹으며 며칠을 지냈더니 불면증 문제는 쉽게 해결이 되었다. 되려 지금은 9시만 넘으면 눈꺼풀이 무거워져 온다. 나 원래 야행성인데? 포틀랜드가 워낙에 자연환경이 좋은 곳이라 공기가 참 달다. 그래서인지 지낼수록 내 몸이 정화되는 게 느껴진다. 이렇게 3개월을 지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몹시 불편함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여기 온 지 한 달이 되고 있는데, 오래된 습관적 불안증도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듯하다... 2022. 4. 13.
포틀랜드 : Parrett Mountain Cellars의 와인 테스트 나는 와인 셀러가 와인 판매자인 줄, 즉 seller로 알고 있었다는 뜻. 그러나 cellar, 저장고라는 뜻이었다니. 어쩌겠나, 무식하다 해도 어쩔 수 없다. 가끔 와인 마시는 걸 좋아하기는 했지만, 와인에 대한 지식을 쌓을 만큼 관심은 높지 않았으니. 친구가 집에서 가까운데로 갈까, 아니면 멀리 갈까라고 물었을 때, '먼 데'라고 답을 했다. 드라이브하는 맛도 있으니 말이다. 고른 것은 친구였지만, 나의 최종 선택은 옳았다. 그리고 역시 오리건은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높은 산의 숲 속, 그림 같은 집에서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와인 한잔하는 기분은 힐링 그 자체였다. 그림 같은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환한 웃음이 멋진 아주머니가 맞아주셨다. 그 너머로 푸른 숲 풍경이 실내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 2022. 4. 6.
포틀랜드 구경 2탄 : 투알라틴(Tualatin) 동네 산책하기 친구 집 고양이 캐빈이 참으로 교태롭다. 아침부터 캐빈의 애정을 구걸하다가 길을 나섰다. 동네 한 바퀴도 돌 겸, 한국에 있는 오빠가 부탁한 심(sim)카드도 베스트바이에서 사볼 겸해서. 아래 지도 이미지는 내가 돌아다닌 전체 경로 중의 일부이다. 최종 도착지를 베스트바이(BestBuy)로 설정하고 지도를 보며 움직였지만, 곧바로 가기보다는 동네 구경 삼아 이리저리 경로를 벗어나 돌고 돌아다녔기에, 전체 경로를 그려보기에는 애초에 불가능했다. 대충 저런 경로를 벗어나지 않는 정도에서 느긋한 여행자의 걸음을 시작했다. 오고 가는 길에 주택가가 쭉 늘어져 있었었는데, 오로지 집들만 있는 것이 특이하다면 특이했다. 한국이라면 중간 중간에 편의점이나 카페라도 보였을텐데. 인상적인 것은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데 불.. 2022. 3. 31.
악마가 되지 않아야 할텐데 그래야 할 텐데, 오늘 나는 상실감과 분노로 흥분했고, 그다음에는 스스로가 극악스러워졌다는 생각에 부끄러움과 민망함 같은 것들이 밀려들어왔다. 사소해도 내가 노력한 것들이 잘못되거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해 분노가 잘 조절되지 않는 탓이다. 어찌 보면 자신을 가엽게 보아야 할 일이지만, 무언가 민낯이 드러난 듯 발가벗겨진 듯 그런 기분이 큰 파도가 지나간 뒤로 남겨졌다. 지난 10여 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갖게 된 피해 의식은 가끔 스스로 행동을 조절하기 어렵게 만들곤 한다. 실패를 할 때마다 어려운 일을 만날 때마다 나는 좀 더 완벽해지려고, 좀 더 능력을 쌓아서 해결하려고 했다. 그렇게 낑낑대며, 하나하나 느리고 더디지만, 무언가를 집요하게 만들어나가다가, 어처구니없는 일로 모든 것이 어그러진.. 2022. 3. 24.
[글쓰기40일] 포틀랜드 구경하기 - 1탄 밤에 불을 끄면 늘 그렇듯이 잠이 확 달아나버린다. 다시 작은 스탠드를 밝히고는 넘들이 다녀왔다는 후기들을 쭉 훑어보며 내일의 주요 행선지를 앨버타 아츠 스트리트(Alberta Arts Street)로 정했다. 차를 몰고 이동하는 동선으로, 그 중간 여정에 블루스타(Blue Star) 도넛 가게, 조지 로저스(George Rogers) 공원, 윌러밋(Willamette) 공원 등을 추가했다. 친구의 클리닉에서 차를 몰고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조지 로저스 공원. 아름다운 풍경 외에 특별할 것이 없어 보였지만, 설명할 수 없는 편안함을 던져주는 곳이었다. 포틀랜드에 처음 도착했을 때부터 느꼈지만, 이곳에서는 새들에게서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찾아볼 수 없다. 내가 머물고 있는 곳과 가까운 공원이라, 다음에.. 2022. 3. 24.
[글쓰기39일] 인연은 소중한데, 자꾸 손을 놓게 된다. 최근에 당신은 얼마나 많은 손들을 놓아버렸는지 아는가? 오늘은 누군가 내 손을 놓아버렸기에, 잠시 잠깐 보다는 길게 나는 우울감에 멍을 때렸다. 긴 회상 끝에, 도리어 올 한해에만도 나는 여러명의 손을 먼먼저 놓아버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손을 놓아버리는 일들이 자주 생기는 것은 좋지 않은데, 그렇기에 외로워지는 거겠지. 지난 한해에는, 최근 두어달 간에는 별 다른 인연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았다는 기억들이, 사람들 모습들이 머리 속을 흐릿한 환영처럼 스쳐 지나갔다. 어느 쪽이든, 맞잡아져야 되는데, 이렇게 속절없이 자꾸 손을 놓아버리게 되는 일의 연속이라는 건 좋지 않다. 그래서 나는 지금 우울하다. 2022. 3. 23.
[글쓰기38일] 5년 뒤 나의 미래는? 내게는 가장 어려운 주제지만, 5년 뒤 나의 미래에 대한 글 쓰기에 도전해본다. 예전에 미술 심리 치료 수업 중에 내가 만든 그림이 있었는데, 막연한 느낌으로 파리의 에펠탑 앞에서 에펠탑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내 모습이었다. 그 그림의 주제는 생각나지 않지만, 미래 시점에 대한 그림이었던 것은 분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내가 여기에 갈 일이 있겠어요?'라는 말을 했던 기억도 난다. 그리고서 몇 년이 지나고 나는 정말로 에펠탑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사진을 남겼다. 당시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돌아와서는 내가 그린 모습과 똑같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정부지원 프로그램으로 파리와 런던에서 사업 발표를 하러 열흘 정도 다녀왔던 일정 중에 잠깐의 포토타임을 가졌던 것이다. 특별한 의미가 되지는 못했지만,.. 202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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