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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자, 어딘가로

포틀랜드 시내에서 아싸인 내가 글로벌 모임에 참석하다

by 셜리 2022.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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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에 온 김에 어학당을 다녀볼까 했었다. 혹은 운동 클래스를 들어보거나, 아무튼 머라도 배우면서,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영어 실력이라도 키워볼까 했던 것. 친구 남편이 옆에서 검색하고 있는 나를 지켜보더니, meetup을 권유했다. 글쎄, 잘 모르는 이들을 만나는 친목 모임에 참석하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내 입장에서 내키지 않는 제안이었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내가 선택한 것은 태권도 같은 곳에 한 달 정도 다니면서 운동도 하고, 사람들하고 어울려보면 좋겠다 생각했다. 솔직하게 내세우기는 부끄러운 실력이긴 하지만, 내가 이래 봬도 무려 태권도 3단이다.

 

그러나 막상 찾아보기가 만만치 않았다. 너무 어린 친구들하고 같이 운동하는 것은 싫고, 어느 정도 어른들이 모여서 운동하는 곳을 찾으니, 코로나 여파로 못견디고 폐업을 했거나, 할만한 클래스를 찾아도 내게 맞는 시간이 없거나 새로운 회원을 받지 않는 곳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비싼 비용도 점점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비싸도 알차게 할 수 있다면 괜찮겠지만, 엉뚱하게 쿵후라도 한 달만 해보다 만다면, 시간과 돈이 아까워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의 체험으로서 그 기대치가 낮아져 갔다. 

 

그러면 대안으로

밋업 사이트를 다시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예민한 내게 맞는 걸 찾을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몇개 흥미가 가는 걸 찾기는 했지만, 문제는 낯선이와의 대화였다. 한국말을 할 수 있어도 내키지 않은데, 부족한 영어로 모임에 참여할 것을 생각하니, 자신이 더욱 없어져서 일주일 정도는 위시리스트에 저장만 해두었다.  그러다가 참여해보기로 결심한 첫 번째 모임은 한국어와 영어를 교환하는 온라인 모임이었다. 일단 비대면이 부담감을 줄게 해주었다. 그러고 보니, 길고 긴 코로나가 비대면을 대면보다 더 편하게 여기게 바꾸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호스트는 한국말이 부족한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조금은 재미가 없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편안한 시간이 되었다. 한국말과 영어를 번갈아 쓸 수 있었으니.

그다음으로는 영어로 대화하고 싶어 하는 다양한 나라에서 미국으로 온 이주민들 모임에 끼어봤다. 정확히 다들 영어를 나보다는 잘하고 있었다. 인도, 태국, 멕시코, 영국 등 다양한 곳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호스트는 미국인이었지만, 그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닌 경험이 있어 보였다. 그중에서 한국에는 5년이나 있었다고 한다. 국제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쳤다고 하는데, 제법 한국말 실력을 간간이 보여주었다. 간단한 한국말이 들려와서인지, 짧은 영어에도 그런대로 재미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다양한 영어 표현 방식으로 인해 생기는 나라별 오해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고, 핀란드에서는 각자의 경제 능력에 따라 교통 범칙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오랜 전과는 한국 이미지가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게 다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덕분이 아닌가 싶다. 

 

결과적으로 영어가 많이 부족한 내가 민폐가 되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만만해보이는 모임이었다. 사람들이 느긋하고 순해 보이는 것이 현재 내게는 이상의 선택은 없어 보였다. 당분간은 이런 종류의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본토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참여하려면 아직은 용기가 많이 필요할테니. 그나저나 분명 주차 가능한 곳에 주차했다고 생각했는데, 잘못했나보다. 무려 85달러나 벌금을 물게 생겼다. 이게 다 미국 석 달 사는 경험값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눈물은 나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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