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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다

[도전] 피해의식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by 셜리 2020.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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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월의 마지막주에 이틀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피해의식에 발을 살짝 담궜습니다. 아마도 제가 사회 생활을 하며 긴 세월 지나오면서 알게 모르게 쌓여왔던 것의 결과이겠죠. 제 경력을 활용해볼 수 있으면서 업글 인간이 되보려는 의도로 얼마 전에 창업 대학원을 지원했었는데, 떨어진 것 같았거든요. 머랄까 면접을 볼 때 그렇게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불안했는데, 목요일에 사이트에 들어가서 제 이름과 전화번호 등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결과를 확인해보니,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 아, 머야, 탈락이면 탈락이지, 이게 무슨 표현인가 싶기도 하고, 사이트 에러인가 싶어서 일부러 다른 대학원으로 선택하고 다시 확인해보니, '현재 지원 기간이 아니다'라는 정상적인 답변이 나옵니다. 그래서 확신이 섰습니다.

 

'아, 떨어졌구나', 내가 이런 거에도 부족한 사람인가 싶어서 갑자기 우울해졌습니다.

 

'면접볼 때 싸하더니, 또 내 첫인상이 발목을 잡았나?'

나만의 상상이 피해의식 속으로 활개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하는 동안 자주 내 앞길을 막았던 사람들의 편견에 내 발목이 잡히는 일이 또 일어났나 하는 생각에 울컥해졌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하지 못하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란 사람의 실체와 상관없이, 첫인상에 나도 모르게 불리하거나 적대적인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던 탓에, '이번에도 역시 그런거 아닌가'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이틀 동안 우울해하다가, 오늘 속으로 '그래, 마지막으로 한번 더 질척거려보자' 라는 마음으로 다시 사이트에 들어가보았습니다. 정보가 없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거든요. 그래서 다시 내 개인정보를 치고 확인해보니,

 

'합격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건 머지?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보통 합격한 경우에는 공지가 뜨기 전에 전화가 오기 마련입니다. 아직까지 전화도 없었어서, 이것도 오류인가 싶었습니다. 합격통지서를 다시 클릭해서 팝업창을 보니, 등록금 고지서에 숫자가 모두 "0". 그렇습니다. 그들은 아직도 공식적인 발표 전인 것입니다. 아마도 제출한 서류에 잘못이 없는지, 누구에게 어느 정도의 장학금을 지원할지 등을 결정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전화도 없는 것이고, 아마도 다음주 중에 전화를 주겠지요. 합격하셨으니,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발표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면 공지 화면을 내려놓고 있을 일이지, 이렇게 실시간으로 느리게 작업하다니! 학교라는 데는 이런 면에서 구린(?)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잠깐이지만, 느린 학교 행정이 제 피해의식에 대해 들여다볼 기회를 다 주었네요.

이틀간이었지만, 이 피해의식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덕분에 그동안 다른 일을 조금 더 열심히 했습니다. '사람들의 편견은 어쩔 수 없지만, 열심히 일하는 거는 내가 할 수 있는 거니까'라는 마음으로,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Photo by Geralt on Pixabay

도전 : 외면하지 말고 상대에게 다가가 왜 그러냐고 물어보자.

우연이지만 이 일보다 며칠 전에 혼자 결심한 게 있었습니다. 뜬금없이 적대적인 상황이나 대접을 겪게 된다면, 이렇게 해보자고.

되돌아보면 내 스스로가 대부분 적당하게 그 상황을 외면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난 그런 사람이 아닐뿐더러, 그런 취급을 받을 만한 짓을 한 적이 없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타인의 관점으로 어떻게 보였을까 생각해보면, 좋지 못한 결과로 연결지어질 여지를 주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한번 비슷한 상황을 만나서 상대방에 다가가서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평소답지 않게 다소 돌발적인 행동이긴 했습니다. 그때는 소개팅 상황이었는데 뒤돌아서는 상대방에게 물어볼게 있으니 잠깐 차를 마실 수 있겠냐고 했죠. 정말 많이 궁금했거든요. 내가 왜 이런 대접을 가끔 겪는가에 대한.

 

막상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고 보니, 어떻게 하면 솔직한 답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선뜻 말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상대방은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죠. 그런데 갑자기 상대방이 묻지도 않은 답을 스스로 내놓더군요. 나에 대해 자기가 잘못 생각한 거같다고.

 

이후 대화 내용은 기억이 많지 않은데, 이런 저런 긴 얘기를 나누었고, 결과적으로 의외로 쉽게 솔직한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때, 답을 듣고 나서 좀 실망했었어요. 별거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꽤 수려한 외모를 가졌던 것에 비해 그는 자신감이 매우 적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끔 사람들에게 이상한 대접을 받을 때마다 이후로는 별로 상처도 안받고 신경을 더 안쓰게 되었던 점도 있었습니다. 그 한 사람의 대답을 전체로 일반화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었겠지만, 당시 그 대답으로 저의 첫인상이 타인의 관점으로 어떻게 보이는지는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었거든요. 내가 일일이 그런 거에 미안해하고 변명할 수 없고, 한다한들 바뀔 게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에도 지인으로부터 내가 얼마나 타인에게 오해받기 쉬운 스타일인지에 대해 우연한 상황에서 객관적인 데이타를 얻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특히 내가 많이 긴장하고 있으면 타인에게 완벽하게 어떻게 다르게 비쳐지는지에 대해서. 그 이야기를 듣게 되었을때 솔직이 많이 황당했지만, 내 본질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생각들이었고, 그렇다고 나를 좋게 보는 사람들이 없는 것도 아니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업은 평범한 상황들과 많이 달랐습니다. 이 문제는 정말 저를 크게 불리하게 만드는 일이 되었고, 헤쳐나가다보니 지치게 되어서, 완벽하게 '피해의식'으로 자리잡게 되었네요. 이제 1년 정도 쉬면서 어느 정도 힐링이 되고 보니, 이 문제는 해결해야 되는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해결 방법 중에 몇가지가

  • 상대에게 다가가 왜 그러냐고 물어보자
  • 나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하자, 부정적으로 말하는 건 겸손이 아니다.
  • 일할 때는 유명인 수준으로 주변을 살피고 조심하자.

생각해본 것인데요, 이걸 굳이 글까지 써가며 남겨보는 건, 오랜세월 습관을 한번에 버리기 쉽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편리하게 외면하지 않으려고, 내게 일종의 각인 의식을 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래야 내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을테니까요.

 

아, 그 순간에 잊지 말아야할텐데, 이젠 나이 먹어서 잘 잊어버려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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