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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다

[글쓰기 13일차] 성인의 낯가림, 부끄럼을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

by 셜리 2021.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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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컸어도 여전히 낯가림 혹은 부끄럼에 괴로워해 본 적이 있나요? 제가 그랬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늘 그랬던 건 아니지만, 한번 긴장을 타기 시작하면, 그 상황에서 벗어 나오기가 어려워지곤 했죠.

40세 즈음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40 먹도록 고쳐지지 않는 거라면, 차라리 그냥 드러내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런 성향 때문에, 특히 남자 앞에서 오해받는 경우가 많아서 속상한 적이 많았답니다. 변하지 않는 내 행동에 대한 각자의 해석은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졌죠. 자신을 좋아하나? 아니면 나를 불편해 하나 등등...머가 되었든 정답은 아니었는데. 

 

40이나 돼서 급작스럽게 부족한 나를 오픈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동기가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되돌아보면, 제가 그즈음에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네요. 낯선 이들 앞에 서면 긴장을 타게 되는데, 그런 상태로는 내 사업을 이끌어나갈 수 없겠다는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자신에 대해서 깊이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관찰을 통해서 나의 쭈뼛거림은 자신감 부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조카들 행동을 보니까 알겠더군요. 아...이건 그저 집안 내력이고, 유전자의 힘일 뿐이구나.....라고요. 그래서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야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용기가 조금 필요했지만, 특히 처음 보게 되는 이들에게 길게 끌지 않고, 내가 낯가림이 있다는 걸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억지로 긴장하고 있는 모습을 숨기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차차로 지인들에게도 일종의 COMING OUT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지인들은 별로 공감하지 않더군요. 처음 보았을 때 저의 낯가림을 기억하기에는 이미 친숙한 관계들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늘 그러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효과를 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긴장이 더 큰 긴장을 불러오는 현상은 당장 멈추게 되더군요.

이걸 왜 진작에 몰랐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였죠. 그렇다고, 초면의 사람들 앞에서의 긴장감이 금방 사라진 건 아니었습니다. 그 부분은 아주 긴 시간을 거쳐서 조금씩 나아졌죠. 정확히 말하자면, 그 긴장감을 어떻게 다루는지 능숙해져 갔다는 게 맞을 겁니다. 그리고 솔직이 지금도 그러한 성향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건 그저 타고 난 성향이니까요.

그런 나 자신을 인정하고 숨기지 않겠다는 결심이 나를 편하게 해주고 있을 뿐.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굳이 '저 낯가림 있어요, 좀 긴장하는 편이에요'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어색함에 대해 편하게 대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답니다. 그래도 지금도 긴장을 하게 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적당한 기회를 봐서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왜 내가 긴장을 하지?.......라는 의문을 깊게 가지는 대신에요. 지나고 보니, 굳이 이유를 알아야 하는 상황은 많지 않더군요. 제 경우에는 말이죠.

 

그리고 이렇게 할 수 있는 데에는 제가 발견한 새로운 방법이 추가되었답니다. 많이 불편함 혹은 긴장감을 느끼게 되는 사람들 혹은 상황들을 만나게 되었을 때, 한두 번 겪어본 뒤에는 굳이 극복하려 하지 않고 피해버린다는 겁니다.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타고난 성향 탓이므로, 늘 극복하려 할 필요가 없습니다. MBTI에서 흔히 말하는 I 성향에 속하는 분들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어느 정도는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주어야 힐링이 되니까요.

 

지난 일요일에 TV에서 집사부일체 프로그램에서 육아 상담으로 유명한 오은영 박사님이 나와서 저와 비슷한 해결책으로 상담해주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내가 심리학이나 정신학은 몰라도 어찌어찌 맞는 방법을 찾아서 해결해냈네.. 하는 기쁨 또는 공감을 느꼈네요. 

 

여러분들은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내고 있나요? 아직 못 찾았다면 제 방법을 써보는 건 어떨까요? 제가 몸빵으로 직접 실험해서 입증한 결과이기도 하고, 오은영 박사님도 이론적으로 맞다고 하니, 한번 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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