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타트업 회고록

05. 창업하기 전에 준비하면 좋은 것들 1편 : 창업가의 주제 파악

by 셜리 2020. 9. 22.
반응형

처음에는 누구나 두려움을 느낀다.

돌이켜보면, 처음 창업에 뛰어들 가장 두려움을 느꼈었다. 이러다 망하기라도 하면 뒷감당은 어떻게 할지, 당분간은 돈을 같은데 어떻게 버틸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많은 생각이 동시에 밀려들어온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다행인건, 대체로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었고 상상하던 것보다는 마지막이 그렇게 비참하지는 않았다. 아마 이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다 즐거울 수 없는 인고의 세월이 될 것이다. 잘 되었을 때의 시나리오도 필요하지만, 잘 안되었을 경우에 자신이 어떻게 대처할지,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을지 미리 상상해두는 게 많이 도움이 된다.

 

Photo by jplenio on Pixabay

자기 역량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 중요하다.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점검해야할 것에는,

1. 기술 :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무엇인지,

2. 네트워크 : 나의 네크워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3. 자산 : 내가 가지고 있는 자본이나 부동산, 권리 등 사업에 관련된 소유물들

 

이렇게 크게 3가지 하다. 물론 나도 초기에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파악이 얼마나 세세할 수 있는지에서 차이가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UX 디자이너였다. 그렇다면, 아마 나의 핵심 기술은 CRM과 GIS 소프트웨어 개발사에서 쌓은 UX디자인 경험과 기획력 것이다. 그리고 나는 한글이라는 주제에 관심 있었고, IT 디자인을 융합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대학원생 시절에 논문 주제가 디지털스토리텔링으로, 그때 논문 최종 결과물이 플랫폼으로 표현되었던 영향을 받았던 것같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모두 아우를 있는 제품의 최종 형태가 플랫폼 서비스라는 형식으로 나오게 되었다.

 

여기에서 내가 간과했던 부분들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들에 대한 것이었고, 역시 주로 그 부분에서 사고가 많이 났었다. 나는 플랫폼을 개발하기에는 자본이 충분하지 않았고, 검증되지 않는 개발자들과의 지난한 싸움들로 내 주된 에너지를 헛되이 써버리게 되었다. 관련 네트워크 면에서 나름 충분하지는 않지만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사업을 시작하고 보니 그렇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쩌면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소위 "운"의 영역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창업자 자신의 핵심 역량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것으로 작은 출발을 권하고 싶다. 함께 하는 팀이 있다면, "팀의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되겠다. 

 

"리스크를 낮추려면 말이다. 그래도 사업은 가시밭길이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던 모 여행사 스타트업의 대표님이 어느날 갑자기 대표직을 내려놓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멀지 않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임원진들끼리 이래저래 논쟁을 벌이다가, 화가 나서 그럴거면 대표 자리 내놓으라고 누군가 말했다고 한다.  듣자마자 그 대표는 "알았다"라는 말을 남기고 그 자리에서 바로 대표직을 싱겁게 내놓다고 한다. 그렇게 쉽게 내려놓으니, 모두는 황당할 수밖에.  그 남 얘기를 듣던 자리에서 나는

 

"이해할 수 있다"

 

라고 말했다. 추측하건데(틀릴 수도 있겠지만) 그 대표는 아마도 "자유로운 영혼"에 가까운 사람일 것이다. 본디 여행을 좋아해서 시작한 사업일거고, 예상보다 회사는 쑥쑥 잘 커가다보니, 자신이 점점 거기에 매여있는게 불행하게 혹은 불편하게 느끼던 차가 아니었을까?

 

대개는 사업이 잘 안되서 정리하지만, 잘 나감에도 불구하고 정리하는 분들을 멀리서 가끔 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이유를 몰랐는데, 이제는 알 것같다. 내가 사업을 정리한 데는 주로 사업이 잘 안되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그 뒤에 숨어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점이으니까. 나도 사업이 본격적으로 확장되었을 때, 내가 해야할 일들과, 내 삶이 연관해서 어떻게 펼쳐질 지에 대한 상상을 자주 했었다. 그 상상의 느낌이 좋지 않았다. 내가 원하지 않는 삶이었다. 먼가 어디서부터인가 세팅이 잘못되었던 것이다.

 

창업가 자신만의 목표(기준)를 설정하라.

이것은 어떤 아이템을 할지를 결정하는 것보다 중요하고 우선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얼할지 정하기보다는 "선택"을 결정할 "자신만의 기준 혹은 목표부터 설정"하는 것이다.

 

창업은 길고 긴 여행과 닮아 있다. 내가 여행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재미가 있을 수도 있고, 힘들고 고되기만 한 여행이 될 수도 있다. 보통 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목적을 정하고 계획을 세운다.

 

그러니까, 자신의 목표부터 정해보는 게 중요하다. 돈은 얼마나 벌고 싶은지, 성공으로 얻고 싶은 게 무엇인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그게 권력일지, 아니면 명성일지, 혹은 자유로운 디지털 노마드의 삶일지 말이다. 즉 자신이 희망하는 생활방식에 맞을지도 고려해보는 게 좋다.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과 해결할 없는 문제들에 대한 인지

앞에서 짚어야 할 자신의 역량에서도 얘기했지만, 일종의 오답노트도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좋겠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 혹은 경쟁력이 부족한 것에 대한 정의도 필요하다고 본다. 막연하게 자기 비하를 하라는 것은 아니고,

자신이 하려는 일과 관련해서 무엇이 부족한가를, 무엇이 필요한가를 적어보라.

사업을 시작하고나면, 내가 못하는 혹은 몰랐던 일들이 이렇게 많았었나를 느끼게 되고, 그러면서도 닥치는 대로 해결해 나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서 능력도 자라나지만, 먼가 뒤죽박죽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까 해결이 능사가 아니다. 문제가 문제를 부르고, 해결이 또 다른 문제를 부를 수도 있다. 부족하거나 어려운 문제 중에는 자신이 극복해내는 게 답이 아니라, 주변에 미리 도움을 요청하는게 더 나을 수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을 분석해라.

이 부분은 자신의 역량에서 짚어보야할 3번의 재탕 이야기이다. 이건 단순히 재산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내가 투입할 자본에 대한 계획도 포함된다. 거기에 더해서 좀 황당한 예이지만, 본인의 집안에 숨겨둔 "박보검"이라도 있다면 꺼내어서 써야 하니,

미처 파악하지 못했지만 활용할 만한 자산 리스트들을 최대한 작성해보라.

 

대학을 서울대나 카이스트를 나왔다면 그것도 훌륭한 자산이고, 혹시나~ 넥슨의 김정주랑 가깝다면, 자신이 원래 부자라면 당연하게도 물론 경쟁력이다. 또는 아무것도 없는데, 외모만큼은 뛰어나다면 그것도 자산이고, 언변이 뛰어나다면 그것도 자산이다. 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약육강식의 세계로 뛰어드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무엇이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무기를 잘 알고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요즘 나도 무형적인 내 자산에 대해 열심히 찾고 있다. ㅎㅎㅎ 작년에는 내게 남은 재산이 얼마인지 정리해보았는데, 나름 재미있었다. 그 무엇이든 생각보다 재미있을 것이다. 존재조차 몰랐던 통장에서 몇 십만원 발견했을 때는 야호~를 불렀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연령도 고려해야한다.

나이가 무슨 상관? 이라고 고맙게 말해줄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분명 연관이 있다. 20대라면 생각보다는 경험을 쌓는 것이 우선일 수도 있지만, 50대라면 많이 달라진다. 자신의 꿈의 크기와 욕심을 현재의 종합적인 자산과 비교해서 잘 생각해봐야 한다. 똑같은 출발선에 선 창업가들이라고 쳐보면, 아무래도 젊은이들이 유리하다. 그리고 젊은이에게 투자를 더 많이 하는 게 현실이다.

 

사업을 시작할 때는 나름대로 젊었지만, 정리를 하려고 보니 10년 가까이 시간이 훅 지나버리면서 내가 다른 시간에 와 있다는 것이 크게 느껴졌다. 10년전에 내게 필요했던 삶의 여러 요구사항들이 바뀌어 있는 현재의 나를 발견한 것이다. 원래는 이럴 때에는 배낭 여행같은 긴 여행을 떠나주는 게 특효인데, 다들 알다시피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국내도 어디 돌아다니기 쉽지 않다. 그래서 난 요즘 창업 대학원을 대신으로 다니고 있다. ㅎㅎㅎ

 

아무튼 지금까지 이러저러해서, 당분간은 언제까지일지 모르겠지만 반백수 상태를 유지할 듯하다. 노는 것도 아니요, 일하는 것도 아닌, 니맛도 내맛도 아닌 머 이런. ㅋㅋㅋ.........이러다가 먼가 발견하면 움직일거다. ^^

 

 

 

 

 

 

반응형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