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책이나 심리학책에 관심은 있지만, 한편으로는 쉽사리 시작하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합니다. 이유는 살아오면서 그러한 류의 책을 읽으며 쌓여갔던 실망감 때문일겁니다. 무엇보다도 몇가지의 메세지가 장을 넘길 때마다 반복되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단지 두어가지의 주장을 전달하기 위해서 그럴 필요가 있나 하는, 머 그런 맥 빠지는 기분이랄까?
그럼에도 "긍정심리학' 을 읽은 소감은
생각보다 쉽고, 소설같이 읽을 수 있는 책.
특유의 반복되어 나오는 메세지들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비교적 적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자신에 대해 돌아볼 수 있도록 테스트가 자주 나오는데, 이런 점도 계속 읽어나가게 하는데 좋은 역할을 한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테스트 해보고 싶은 분은 아래 사이트에서 직접 참여해봐도 좋을 것같습니다.
www.authentichappiness.org
긍정 심리학의 목표는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flourish).
긍정 정서가 많은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게 산다고 합니다. 그러나 긍정정서가 낮다고 반드시 불행하지는 않은 것이, 유전적인 영향이 높으므로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책에서는 모든 면에서 크게 성공하였지만, 감정의 높낮이가 없는 재미없는 성격으로 인해 사람들과 지속적인 관계나 연애에 어려움을 겪는 이를 사례로 들었습니다. 그 사람의 분야는 극도의 경쟁이 벌어지는 곳으로, 오히려 냉정한 성격이 성공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런 종류의 사람들도 긍정 정서를 높이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셀리그만은 얘기합니다.
부정정서는 제로섬 게임으로 누군가 쟁취하면 누군가를 잃거나 지게 되는 경쟁 사회에서 우리가 흔히 마주하게 되는 것들로 보입니다. 반면에 긍정정서는 윈윈게임 같은 것으로 서로가 좋아질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경우에는 지나간 일들을 떠올리며 적용해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친구들을 그저 나는 좋아하기만 한 것같은데, 그것이 되려 내게 이득이 되어 돌아왔고, 그래서 더 감사해하고, 그래서 더 좋은 관계가 되고 그랬던 경우가 비유할만한 상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셀리그만은 행복에도 공식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H행복) = S(이미 설정된 행복 범위) + C(삶의 상황) +V(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자발적 행동)
1. S - 이미 설정된 행복 범위 : 유전적 특성, 자동조절기, 쾌락의 늪
2. C - 삶의 상황 : 돈, 결혼, 사회생활, 부정정서, 나이, 건강, 교육, 날씨, 인종, 성, 종교
3. V - 자발적 행동(내적환경) : 과거에 대한 만족도, 미래에 대한 낙관성, 현재의 몰입
일단 S는 상황을 바꾸기 어려워 보입니다. 유전적인 영향이 크니까요. 정서는 타고나는 부분이 크다고 합니다. 제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 어떤 점에서는 매우 낙천적인 면이 크기도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매우 냉소적이기도 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함을 어려서부터 항상 달고 살기도 했기에, 내가 그렇게 밝은 사람은 아니었구나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C는 현재에서 행복에 영향을 줄만한 요소들로, 이 역시 얽여힜는 여러 복잡계로 인해 변화를 주기 어려워보입니다. 특이 나이가 들수록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미 대부분 어느 정도 겪거나 정해진 상태이니까요. 그러나 셀리그만은 이러한 요소들도 장기적으로 혹은 지속적으로 행복을 줄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건강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다는 셀리그만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건강을 어떤 변수로 적용해서 판단한 건지는 명확하게 모르겠지만, 내 경험으로는 건강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지속적으로 끼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내가 아무리 별로 즐겁지 않다고 기준을 잡아보아도, 10년전에 건강하지 않았던 나를 떠올려보면, 감자기 행복도가 올라가니까요. 건강이 좋지 않아서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지다보면 정말 아주 지속적으로 많이 우울해지니까요.
마지막으로 V, 자발적인 행동으로 긍정정서를 키워서 행복 지수를 크게 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비록 부정 정서를 유전적으로 타고 났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정서에는 과거로부터 오는 것과, 현재 미래 정서가 있다고 합니다.
1. 우울한 과거로부터 벚어나는 방법 : 감사, 용서와 망각
평소에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를 표현해보라고 합니다. 그 효과는 분명 드라마틱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 용서와 망각이 있다고 합니다. 용서를 해야, 과거의 안 좋은 정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망각은 동의하지만 용서는 저는 동의하기 어렵네요. 저라면 용서에 기운을 빼느니, 차라리 망각을 택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가 회피적 성향일 수도.
2. 미래 긍정정서 키우기
- 낙관성의 특징 : 지속성과 만연성
- 낙관성과 희망키우기 : 비관적인 생각에 반박하는 방법(명백한 증거 제시하기 =>대안찾기=> 숨은 진실찾기=>실질적인 접근)
- 반박연습하기 : 불행한 사건=>왜곡된 믿음=>잘못된 결론=>반박=>활력얻기
나는 지속성에서는 긍정적인 사람, 만연성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사람으로 나왔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책 중간에 자신을 분석할 수 있는 테스트들이 지속적으로 나와서 흥미진진한 면이 있습니다. 위의 방법들은 저도 모르게 간혹 써왔던 방법이기도 합니다. 저도 타고난 불안, 걱정같은 게 있는 사람이라, 그런 감정들이 겪해지면 제게 말을 걸곤 했죠. 이게 현실인지 혹은 사실인지, 내가 잘못 생각하거나 느끼고 있는 게 먼지 곰곰히 들여다볼 때가 있거든요.
3. 현재의 긍정정서 키우기 : 쾌락과 만족
- 쾌락 : 짜릿한 감각적 요소와 격렬한 정서적 요소를 지닌 기쁨, 감각과 정서
- 만족 : 자기가 하는 일에 푹 빠져서, 자기 존재마저 잃어버릴 정도로 몰입, 개인의 강점과 미덕의 실행, 만족의 핵심은 감정이 아닌 몰입
즐거운 쾌락은 소비이지만 고통스러운 몰입은 투자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몰입을 잘 하는 이들은 의외로 쾌락을 즐기는 이들을 부러워하는 경우를 자주 발견한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사람들과 어울려서 쇼핑하러 다니는 사람들(쾌락)을 부러워한다고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먼가 활발하고 즐거워보여서 그렇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쾌락은 우울증을 불러올 수 있지만, 만족은 몰입을 많이 경험할 수록 덜 우울해집니다.
4. 긍정정서 키우는 방법
- 쾌락의 습관화와 중독 피하기 : 일상생활에서 쾌락을 자아낼 수 있는 일들을 최대한으로 누리되, 되도록 시간간격을 넓혀 틈틈이 경험하게 하는 것
- 음미하기 : 쾌락을 발견하고 느끼는 찰나는 포착하려는 의식적인 노력, 이를 다른사람과 공유하기, 추억 만들기, 자축하기, 집중하기, 심취하기
- 마음챙김 : 동양의 명상법과 비슷
만족을 높이려면 강점을 파악하라
지금까지 살펴본 것으로 알 수 있 듯이, 쾌락보다는 만족을 추구해야 긍정 정서가 커집니다. 그러려면 자신이 갖고 있는 강점과 미덕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그 부분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강점과 재능은 다릅니다. 재능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강점은 몰입을 통해 쉽게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1. 세계 공통의 6가지 미덕 : 지혜와 지식, 용기, 사랑과 인간애, 정의감, 절제력, 영성과 초월성
2. 강점 : 시간과 환경에 상관없이 계속 나타나는 심리적 특성, 그 자체로서의 가치
3. 24가지 강점
- 지혜와 지식 : 호기심, 학구열, 판단력(개방성), 창의성, 예견력(통찰력)
- 용기 : 용감성, 끈기, 정직, 열정
- 사랑과 인간애 : 사랑, 친절, 사회성 지능
- 정의감 : 팀워크(시민정신), 공정성, 리더십
- 절제력 : 용서, 겸손, 신중함, 자기통제력
- 영성과 초월성 : 감상력, 감사, 희망(낙관성), 유머 감각, 영성
나의 강점은 아래와 같았습니다.(역시 테스트로)
호기심, 정직, 공정성, 자기 통제력, 감상력, 유머(?)
유머에서 몹시 혼란스럽네요. 난 그닥 재미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아주 가끔이지만, 말을 재미있게 잘 한다라는 말을 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이게 칭찬인 걸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위에 6가지 중에서 제일 확실한 강점은 아무래도 "호기심"이네요. 책에서 강점 키우는 방법 리스트가 나오는데, 이건 머 숨쉬는 것처럼 쉬운데 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ㅎㅎㅎ
그 외에 다른 강점들도 이미 내가 노력하고 있는 것들이 꽤 있었습니다. 문득 내가 그럭 저럭 잘하고 있었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내가 이렇게 나아진건가 싶기도 합니다. 2년 전에 사업을 정리할 때는 꽤나 어두웠으니까요. 그렇지만 아직 머 그렇게 대단히 나아진 것도 없는데 라는 생각도 드는 게, 여전히 나는 부정 정서가 더 많은 건가 싶기도 하네요.
마지막으로 "대표 강점을 활용하여 행복한 삶 만들기" 내용이 마무리됩니다.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제목이 모든 걸 말해준다고 얘기하겠습니다. 일상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혹은 아이와 함께 할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또는 아이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미덕을 잘 활용하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업을 정리하고 2년 동안 내가 가진 장점이 무얼까, 내가 가진 유무형의 자산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런 걸 잘 모아서, 잘 활용해서, 그러나 삶은 단순하게 살아가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어서인지, 와닿는 내용이 많았던 책이었습니다. "용서"와 "영성" 부분과 건강과 행복 관계에 대해서는 솔직이 와닿지 않았습니다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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