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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다

손님이 머라 하건, 자기 생각만 강요하는 염색 전문가

by 셜리 2021.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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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천연염색이라는 것을 해보려고 집 근처의 천연 염색방을 찾아갔다. 처음에는 100% 천연으로 염색하면 염색 시간도 오래걸리고 해서 좀 섞어서 한다고 대답했다. 뿌리 염색을 하기로 하고 머리에 염색약을 바르면서 계속해서 머리 전체를 염색을 해야한다고, 지금 내 머리 상태가 너무 안좋다고 궁시렁 대기 시작하더니, 점점 크게 얘기한다. 좀 강요같이 들리기는 했지만 틀린 말도 아니어서, 알았다고 그럼 전체를 해달라고 했다. 그것도 다 천연 염색이기에 말한 것이다.

 

그리고는 머리 색깔을 어떻게 할지 묻는다. 그래서 나는

"제 머리 색깔과 비슷하게요. 똑같을 수록 좋아요."

라고 대답했다. 내 머리 색은 한국인 치고는 약간 밝은 밤색이다. 염색 전문가는 다시 묻는다.

"그럼 붉은 색이 좀 들어가야겠지요?"

그럴 거같다고 대답했다. 밤색에는 원래 붉은 색이 있으니까. 알았다고 하더니, 머리에 이미 바르기 시작하면서 오렌지 색깔이 섞여서 좀 밝게 붉지만 나중에는 갈색을 변할 거라고 한다. 조금 쎄했다. 왠지 내 머리색과 좀 다를 거 같은데? 라는 느낌.

 

머리에 약을 마저 다 바를 즈음 물었다. 천연 염색의 비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 멈칫 하더니 이리 저리 둘러대며 말한다. 종합해서 내가 판단하자면 사실상 일반 미용실의 염색약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부터 진심 살짝 열이 받혔다. 그래도 참았다. 이유는 다 알다시피 코로나19때문에 이런 작은 가게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는 걸 알아서다. 실제로도 오늘 갑자기 몇명이 들이닥쳤지만, 그 전까지는 손님이 한명도 없었다고 했다. 평소같으면 크게 화를 냈을텐데. 좀더 못되게 굴자면 이 사람은 사기로 고소를 당해도 할말이 없을 거다.

 

염색이 다 끝나고 머리 색을 보니, 머리 카락 전체에 붉은 기가 만연해 있다. 허허. 머, 사실 예쁘기는 했다. 그래서 '네, 예쁘기는 하네요.'라고 하니, 강남에 사는 사모님도 자기한테 와서 할 정도로 색깔을 잘 낸다고 자랑을 한다. 그러면서 자기는 미용사가 아니라, 염색 전문가라고 하며 내가 '염색방'이라고 부르는 게 속상한 눈치를 준다. 그럴거면 간판을 염색방이라고 하지 말던지.

 

결국 나는 천연 염색도 못하고, 생각지 않게 전체 염색을 하면서 돈도 3마원이나 더 쓰고, 그러면서 예쁘지만 이상한 머리색을 갖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고유의 머리색과 가깝지 않으면 몹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인데 말이다. 거울 볼때마다 살짝 적응이 안된다. 본인 말대로 꽤 실력 좋은 염색 전문가라고 치자. 그런데, 손님의 요구사항은 하나도 귀에 담지 않은 서비스를 했다. 어떤 고객이 와도 소위 '답정너'일 것같은 사람이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고객이 원하지 않는 걸 제공하는데 잘 될까?

다음에는 전화로 꼼꼼히 물어봐야할 거같다. 여러분도 천연염색방이라는 말에 속지 마시길, 아오, 낚였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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