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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일기

시니어 진로 고민 : 무엇을 하고 싶은가 vs 무엇이 되고 싶은가

by 셜리 2021.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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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정리하고 어느덧 2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에 독산역 근처 조그만 사무실에 투자하면서 내 공간도 생겼고, 남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거기서 혼자 이것 저것 마음 가는 대로 공부 비슷한 것들을 하다가 창업대학원이라는 데도 들어갔다.  그렇게 이것 저것 해봐도 50대에 새로운 길을 찾는 게 여전히 어렵다, 적어도 내게는. 게다가 오히려 머리만 복잡해졌다. 

 

좀 웃기게 보이겠지만, 어제는 갑자기 로스쿨에 호기심이 생겨서 LEET 기출 문제를 풀어보았네? 그 동네 분위기는 어떤지 알아보려는 의도였다. 언어 영역 문제를 풀어보면서 새삼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국어 실력이 별로였다는 걸 기억하게 해주었다. 물론 학원도 다니고, 공부 하다보면 나아지겠지. 하지만 이건 내가 살아온 경험과 지식과는 전혀 다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다.


안하던 거, 시험해보고픈 일을 해보라

며칠 전에 상담할 때 대학원 교수님의 말씀이 떠올라서 과감하게 시도해본 거였다. LEET에는 추리영역 문제도 있던데, 주말에 다시 도전해볼지 어떨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일단 한번 해보니 별로 끌리지 않아서 안할 거같다. 음... 그래도 내가 "추리 영역"에서 소싯적 지능이 꽤 높았던 걸 기억하고 있는 터라, 조금 갈등은 되어서 추리 영역을 슬쩍 열어서 보긴 했다. 와, 정말 생소한 단어들이 마구마구 있어서 얼른 닫았다. 다시 열지 않지 싶은데 ㅎㅎㅎ 그러나 새로운 걸 해보는 재미는 있다는 걸 발견했으니, 먼가 새로운 걸 발견하면 가벼운 마음으로 시도해볼 용기는 생겼다. 그거면 됐지, 안그런가?

 

'시니어 진로'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정보들이 나와서 실은 조금 놀랐다.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거겠지. 각자의 사정은 다르겠지만. 이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 또 있다. 보통 평생교육원이라고 하면 따분한 걸 배운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못보던 것들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 중에서 흥미가 가는 것은 시니어모델연기 과정과 성우 과정이었다. 내가 모델 일에 흥미가 있는 건 전혀 아니지만, 왠지 이 교육 받으면 자세도 똑바라지고, 매력적인 표현력이 생길 것같은 기대가 되서다. 성우는 평소에 목소리가 좋다는 말을 듣는 편인데다(그저 입찬 칭찬일 수도 ㅋ) 왠지 좀 많이 늙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도 싶은데, 내가 틀릴 수도 있겠다. 교육 비용을 보니 둘다 꽤 비싸다. 비싸서 못하겠다. ㅋ


무엇을 하고 싶은가 vs 무엇이 되고 싶은가

나는 해보고 싶은 건 많지만, 되고 싶은 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은 그동안 내가 무얼 하면 행복해질까를 내내 생각해왔다. 지금도 하고픈 일을 하고는 있다. 목표가 없어서 그렇지. 어째튼 그것들이 내게 충분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그저 내 현재를 만족시켜줄 뿐, 그 쪽으로 딱히 되고 싶은 바는 없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인지  나는 무엇이 되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걸. 어쩌면 꿈이 없었던 것도 같다. 나는 사업을 했지만 사업가가 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하고 싶은 것을 하려 했을 뿐..그것의 구분이 의미가 있을까도 싶지만, 그래도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릴 때처럼 학교 선생님 혹은 화가 이렇게 딱 떨어지는 직업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어도 먼가 정의를 내려보고 있다. 무엇이 되고 싶은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서 말이다.

행복한 사람

우선은 그게 최우선이다. 사업하면서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늘 불안했다. 그게 행복하지 않았다. 나는 내게 행복을 주고 싶다. 앞으로 다시 사업을 한다해도, 내 행복이 최종 목표이자, 당장 미룰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즉 무엇을 하던 그 자체가 내게 행복이 되어야 한다. 

 

자유로운 여행자 혹은 모험가? - 꼭 여기 저기 어디로 떠나지 않아도, 이것저것 가벼운 마음으로 경험해봐도 동일한 효과가 있음을 어제의 LEET 테스트를 해보면서 알게 되었다. 먼가 안해본거, 시험해보픈 걸 해보는 것만으로도 설렘을 느꼈으니까. 코로나19로 자유로운 이동이 어려워진 현실에서 갑갑함을 느끼던 차였는데, 그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도 같다.

 

재테커 혹은 투자자?

성공한 서비스를 하나 갖고 있는 사람?

베스트셀러 작가?.....일단 글을 참 못 쓰는데? 

재산이 100억인 사람?

영어 잘 하는 사람?

가수? ㅋㅋㅋ 동요처럼 노래부르는 게 무슨 가수람?

 

50대에도 무언가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나를 가로막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지금 이 글도 4번째 이 페이지를 열어서 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무엇가 되기를 떠올리기도 어렵고, 선택도 잘 되지 않는다. 이렇게 어렵지만, 무언가 되보려는, 일종의 점을 찍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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