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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회고록

08. 정부지원사업을 위한 사업 계획서 쓰는 법 : 시작할 엄두가 안난다면?

by 셜리 2020.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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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사업계획서를 써보는 거 자체가 사업을 고려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 한번 쓰고 나면, 내 경우에는 신기하게도 그 계획에 따라 업무가 흘러가곤 했다. 머릿 속에만 있는 계획보다 구체적으로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정부가 지원하는 핵심적인 이유 중의 하나가 고용이다. 그리고 정부에서 발전시키고 싶은 분야가 해마다 약간씩 다를 수 있어서, 적용 가능하다면 그 흐름에 맞추어 보는 것도 요령이라면 요령이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는 유행과는 상관없이 작성해서 선정되었으니, 꼭 안된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그렇게 하면 다소 불리할 뿐이다. 요즘은 AI,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과 같은 4차 산업 분야에 많이 지원해주는 편이다.

Photo by StartupStockPhotos on Pixabay


1. 사업 제목 쓰기 : 개발 목적과 대상이 담긴 간결한 제목이 중요

그래서 나는 처음에는 제목을 대충 써놓고, 다 쓴 다음에 화룡점정하듯 심혈을 기울여 결정하는 편이다. 제목에서 하고자하는 바와 누구(대상, 타겟고객)에게 무슨 혜택을 주려는지, 어떤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하려는지 등이 잘 표현되어 있어야한다.

 

2. 정부지원사업의 양식 문서의 낯선 제목들을 자신에게 익숙한 단어로 교체

정부지원사업의 경우에는 해당 지원사업의 사업계획서 양식을 제공한다. 처음 시작하는 단계라면 사업계획서 양식 안에 나열된 제목들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양식 문서에 써 있는 제목에서부터 기가 질려버리는 분도 본 적이 있다. 왜냐하면 그 문서에는 온통 기술, 기술, 기술이라고 써있으니까.지 마라. 서비스도 기술이고, 도자기를 굽고 있다면, 굽는 기술이고, 아동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있다면, 가르치는 기술이고, 다 기술이다. 그러므로 양식 문서의 기술이라는 제목들을 자신만의 단어로 다 바꾸어버리면 쉬워진다. 예를 들어 어떤 서비스를 개발하는 경우라면, 기술 개발을 서비스 개발로 다 바꾸면 된다.

 

3. 키워드 중심으로 큰 제목과 소제목부터 채워나간다

그렇게 양식 문서의 제목들을 내게 맞는 단어들로 바꾸고 난 뒤에는, 실제로 들어가야할 내용들을 키워드 중심으로 채워나가면 된다. 제목들부터 키워드로 채우기는 게 편할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다는 대충의 생각이 잡힌다

 

4. 다이어그램이나 그림을 그려보기

이쯤되면 자신이 진행하고자하는 사업 아이템에 대한 구상이 머리 속에서 좀더 구체화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제목들에 맞추어 그림부터 그려보라. 아직 완벽하게 그릴 필요없다. 파워포인트로 다양한 도형과 화살표를 이용해서 그린 뒤에 복사해서 문서에다 제목에 맞게 놓아라. 아직은 완성된 그림을 붙일 필요는 없으니, 걱정하지 말고, 빠르게 진행해도 좋다.

 

5. 내용을 채운다

제목과 그림을 토대로 내용을 채워나간다. 쓰면 쓸수록 채워넣어야할 것들이 발견될 것이다. 그러한 것들은 일단 키워드 중심으로 표시하는 의미로 써놓기만 하고 자신이 표현해내고 싶은 내용을 담는 데에 집중해서 내용을 채운다. 이렇게 하면 뼈대가 1차 완성된 것이다. 옛날 이야기지만, 이 정도로만 써서 냈는데도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된 분도 봤다. 운이 좋으면 그럴 수 있다.

 

6. 자료조사

사업 계획서의 큰 고비는 넘겼다고 할 수 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 위의 5번까지가 5분의 1 정도라고 할 수 있으니까. 아마 지금 상태에서는 주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에 대한 설명만 내용으로 잔뜩 채워져 있고, 시장조사, 경쟁현황, 경쟁사 제품 비교 등이 빠져 있을 수도 있고, 비즈니스 모델이 뭔지 몰라서 비워놓았을 수도 있다. 그 뿐인가? 3개년에 걸쳐서 예상 수입을 적어내라는 데, 어떻게 3년을 예상하지? 라는 생각에 공간을 비워놓았을 것이다. 

- 시장조사

- 경쟁현황, 경쟁사 제품 비교

- 타겟고객 설명하기

- 예상 수익 계산해내기

- 비즈니스 모델
- 기타

 

나 같은 경우에는 예상 수익을 계산해내는 게 처음에 가장 큰 난관이었던 것같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내 아이템이 속해 있는 시장 규모와 타겟층의 인구수를 찾아내는 게 첫번째이다. 이런 건 보통 통계청 자료를 찾아보지만, 뉴스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내 아이템을 타겟층이 사용할 일반적인 확률을 찾아보면 된다.  산업군에서 통용되는 수치가 있을 것이다. 그걸 서로 곱해서 산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타겟증의 인구수 중에서 내 서비스에 사용자가 회원 가입할 확률을 임의로 5%라고 가정하고중에서 내 서비스를 구입할 확률을 5%라고 한다면,

타겟층 인구수 X 0.05% X 0.05% X 제품 가격

매우 임의적인 설명이므로, 아이템별로 확률 숫자는 달라질 수 있겠다. 아무튼 모든 건 통계청 자료나 뉴스를 통해서 대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조사를 위해서 직접 현장을 가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건, '사업계획서 쓰기' 이니까, 현장 관련된 준비는 이미 했다고 치거나, 별도로 보고 있어서, 지금 내용에는 쓰지 않겠다.

 

 

7. 알아두면 유리하거나 편해지는 것들

  • 협업업체와의 계약서가 있다면 유리해진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 업체가 공신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더 좋다.
  • 프로토타입이 있다면 좋다.
  • 연관 서비스에서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3년 이내 기업이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매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래도 강조하고 싶어서 준비한다면 분명 유리할 것이다.
  • 대표자가 관련 경력을 자세히 설명하는 게 좋다. 내 경우에는 이점이 처음에 전달이 안돼서, 관련 부분에서 실행력이 없을 것이라는 오해가 있었음을 스스로 몰랐던 게 문제였다. 이를 우연히 알게되어 발표할 때 적극적으로 설명했던 기억이 있다. 
  • 관련 특허나 논문이 있으면 좋다.
  • 사업 자금 사용 계획서는 간단하고 정확하게 쓰는 것이 나중에 선정되고 나서 고생하지 않는다.
    제일 간편한 건 인건비로 쓰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용역비인데, 이건 비율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업무비로 출장비나 사무용품비도 쓸 수 있지만, 이런 건 작성할 서류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문서 작업을 가장 간단하게 하려면, 인건비와 용역비 위주로 끝내는 게 좋다. 그런데 인건비로 처리하다보면, 세금으로 빠져나갈 부분이 커지는 게 단점이긴 하다. 하지만, 어차피 정부지원사업은 고용에 있으므로, 이렇게 쓰는 것도 어느 정도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 실제로 내가 정부지원사업 심사할 때, 몇십억을 지원받는 사업에서 어떤 기업은 신규 직원을 거의 고용하지 않게 써낸 것을 본 적이 있다. 솔직이 별로 좋게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사업을 평가하는 심사위원들의 정성적인 부분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지원사업을 처음 해보는 분은 사업계획서가 어렵고 복잡해 보이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하다보면 다 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 한번 쓰기가 어렵지 그 이후에 사업계획서 쓰는 시간들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그 뿐아니라, 사업계획서를 쓰는 거 자체가 본인 사업에 도움이 되므로 정부지원사업에 떨어지더라도 억울할 건 없다. 그리고 이후부터는 또 지원할 때 약간만 고쳐서 써내면 되니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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