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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일기

폐업한 사업가의 앞날에 대한 고민

by 셜리 2020.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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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창업대학원의 워크샵이 있었던 날. 코로나19로 비대면으로 수업을 받아왔던 터라, 직접 얼굴을 다함께 처음으로 본 날이기도 하다. 다들 화면에서 얼굴만 보았던 터라, 얼른 알아보기 낯설었다. 화면에서 보면 얼굴하고 크게 달라서라기 보다는, 아무래도 신장과 골격을 함께 보니, 느낌이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그렇게 어색한 시간이 지나니, 점점 모임은 재미있어졌고, 그 즐거운 시간을 뒤로 하고 나는 먼저 집을 돌아왔다. 늘 그렇듯이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머릿속이 와글와글, 몹시 시끄럽다. 두서도 없고, 맥락도 없는 생각들이 여기저기서 펑펑 팝콘처럼 튀쳐나와서 내 머릿속 여기저기를 헤집고 다닌다. 잠을 자기 어려울 정도로 머릿속이 시끄럽게 떠들어댄다. 그래서 가끔은 날 밤을 새기도 한다.

 

그런데, 그 시끄러움 속에 중요한 질문이 다른 잡음들을 점점 뒤로 뒤로 그렇게 조금씩 멀어지게 하고 있다. 나와 동기들의 면면을 보니, 내가 걱정하던 부분이 현실화되었음을 깨달았다. 실은 내가 이 대학원에 지원을 결정했을 때,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 비중이 높다는 정보가 있었다. 하지만 면접을 보러 갔을 때 대기실에서 앉아있던 이들의 뒷모습이 어리다고 느끼면서, 이 시간대만 좀 그런 거겠지 라고 생각했다. 내게 여기에 지원하라고 3년간 추천했던 대표님이 늘상 내게 했던 얘기와 풍경이 많이 달랐지만 말이다. 그래도 나만의 징크스를 떠올리며 "설마 이번에도?"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내 징크스는  '내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특별히 더 어린 사람들이 모여있게 된다는 것'이었다. 

 

보통 창업 대학원은 어느 정도 인생 경험이 있는 이들이 지원하기 마련이어서, 연령대가 있는 편이다. 그래서 나이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어려도 35세 이상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와우, 30대 전후의 친구들이 와글와글. 이게 왜 고민이냐구? 내게는 고민이다. 나는 20살때부터 어디가나 내가 제일 나이가 많았다.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그 차이는 커져갔다. 즉, 그래서 내 인간관계에는 특별한 결핍이 존재하게 되었다. 말로 풀어서 설명하기도 어렵고, 글로 써서 설명하기도 어렵게 느껴지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결핍이 있다.

 

이건 마치 어떤 영화의 한 장면과 흡사한 면이 있다. 영화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주인공이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어제의 똑같은 시간으로 되돌아가있는 것과 비슷하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20살의 친구가 내게 똑같은 말로 인사하고 있는 것같은 기분이다. 나는 점점 늙어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어, 이건 내가 오늘 글로 남기려는 중요한 주제는 아닌데, 좀 길어졌다. 요즘은 50대로 청춘으로 껴준다니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다. 하지만, 작년에 사업을 정리하고 내 자신을 돌아보니, 그 사이에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다는 점, 그에 따라 내 인생에 밀린 숙제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내 인생에 중요한 부분이 달라졌다는 걸 확 느꼈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그렇게 고생했는데, 내 인생의 진로가 다시 고민인거라고 해야할까?

 

그런데, 내가 여기서 내가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을까? 이 어린 친구들 틈에서 나의 방향을 과연 찾을 수 있을까?  이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필요사항이 나와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을텐데. 오늘 대학원생들과의 모임은 즐거웠지만, 음....마음이 복잡하다. 오늘 내가 이글로 내 생각을 조리있게 완성할 자신조차 없다. 누군가 이글을 읽는다면, 그저 "나이가 무슨 상관 이래?'라는 생각만 떠올리게 할 것이다. 내 문제는 그런 게 아니다.

공유, 공감의 문제

그래, 나의 고민은 이것이었구나. 맞다. 나는 외롭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건 나이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지금의 내 숙제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일종의 '또래'같은 존재? 아니면 나와 같은 문제를 경험해본 사람을 만나보고 싶은 거구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답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주변인과 많은 질문과 대화를 통해서 답을 찾아보는 건 어떨지. 이건 내가 잘 선택하지 않았던 방법이기도 하다. 정말 중요한 고민들은 대부분 나혼자 결정했다. 이건 일종의 성격과 관련된 건데, 비유하자면, 옷을 구경할 때는 친구와 많이 하지만, 진짜 옷을 사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는 대부분 혼자 가서 입어보고 마지막 결정을 했던 것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옷을 구경하듯, 내 생각과 문제를 다양한 전문가들을 찾아가서 이야기해봐야할까?

 

나중에 이글을 다시 보면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모를 것같다. ^^;;

아무튼 난 정말 중요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정말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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