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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일기

[글쓰기 12일차] 배려 vs 호의

by 셜리 2021.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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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어려운 주제구나 싶은데...그렇게 거장한 글을 쓰려던 것은 아니고, 오늘의 일기 내용이다. 내가 호의를 갖고 다가가는 사람들에게서 바랬던 것은 '공감 혹은 공유'였던 것같다. 무슨 말이냐고? Give & Take 의미는 아니고, 길어지는 관계에서 메아리처럼 되돌아오길 바란 것이 그러한 것들이 아니었겠나 싶다. 하지만 내가 부족해서 그런지, 충분한 메아리를 받지 못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가는 사람들이 있다. 특별히 필요한 사람들이 아님에도. 분명히 이유가 있을텐데, 나이 50이 넘어서도 진정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그들에게는 내게 부족한 면을 보듬어줄 수 있는 성향이 있을 것이다. 이 지점에서 어쩌면 소소한 비극이 생기는 듯하다. 상대방을 채워줄 수는 있지만, 정작 자신은 불편함을 느끼게 될 때가 있으니까. 나 자신도 내게 호의를 베푸는 이들에게 그런 불편감을 느낀 적이 있다.

 

어쩌면 나는 배려가 부족한 사람일지도. 그렇다고 내가 일방적인 스타일도 아니어서, 많이 억울한 평가다. 스스로 혼자서 내린 평가지만, 그런 기분이 드네. 하지만 오늘은 그동안 내가 호의를 베풀 때 배려가 부족했다는 반성은 하게 되는 날이다. 어제 지인을 만나고 되돌아오는 길에 그런 생각이 부쩍 들었다.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내 관심 위주로 얘기를 하고 조언같지 않은 조언을 늘어놓았나 하는 씁쓸한 기분이다. 만약 같은 생각을 가진 친구나 지인과 대화를 나누었다면 이런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을 것이다. 수년을 알고 지냈는데, 어제에서야 새삼스럽게 지인과 나의 차이점이 크게 보였고, 그동안 내가 그 점을 배려하지 못했구나.. ..하는 이런 생각. 내가 솔직한 편이라, 이런 경우에는 단점으로 작용해왔을 수 있다.

 

어디서 보니, 배려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단순히 그렇구나 하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조심스러운 점이 있다. 이런 식으로 배려하는 것도 상대에 따라 다른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히 요즘의 나는 "나답게, 나하고 싶은 대로, 내 마음 닿는 대로"사는 방법에 몰두하고 있어서 충돌이 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요즘의 사람들 중에는 그 배려를 고맙게 받기보다는 소위 '갑'의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는 경우가 심심치 않기 때문이다. 오랜 배려가 당연한 권리로 둔갑되어 그 권리를 유지하고자 애쓰는 이들을 드물지 않게 보았기에.

 

그래서 배려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약해보여서도 안되나보다. 오늘 글은 어째 방향이 없구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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