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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다44

[글쓰기 22일] 남자에 대한 밍밍한 수다 대화가 불편한 남자 이전 사무실에서 옆 사무실에 있던 대표님과 나는 가끔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곤 했다. 특별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는 못했지만, 이웃과 잘 지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할수록, '이 분과는 대화가 잘 안되는구나'라고 느껴졌다. 그 대표님이 나쁜 사람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나도 이제 반세기를 지내서인지, 살아온 세월이 긴 만큼 생각의 차이도 커지는 탓일 게다. 그런데 그 분에게 내 이야기의 내용은 그닥 중요하게 느끼지 않는 듯, 그저 내 음성과 표정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런 느낌 탓에, 그 시간이 내게 소모적이라고 자주 느껴졌다. 그분이 내게 호감이 있는 것같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그건 모를 일이다. 다만 그런 남자들을.. 2021. 12. 12.
[글쓰기 20일] 이건 네 거야 : 내 것이라 믿었던 괘종시계 아버지는 장난기가 많은 분이셨는데, 특히 딸을 대할 때 장난기가 더했다. 게다가 아버지에게는 나 말고도 아들이 둘이 더 있었는데, 둘 다 그런 아버지를 닮은 오빠들이었다. 그러기에 내 어린 시절은 항상 투닥투닥 우당탕의 연속이거나, 속고 속이는 장난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았을 정도. 그런 아버지가 이란이라는 나라에서 돌아오셨을 때, 내게 선물이라며 '괘종시계'를 주셨다. 아버지의 본업은 따로 있었지만 수영 분야에서도 국제심판이라는 일도 하고 계셨기에, 올림픽 참가차 이란에 다녀오셨던 것이다. 참 오래된 얘기다. 그때만 해도 이란이 우리나라보다 더 잘 살았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몹시 낯설고 신기한 나라인 이란에서 커다란 괘종시계를 사들고 오셨다. 그게 귀한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버지는 내게.. 2021. 12. 4.
[글쓰기 19일] 가끔 물건에 마음을 줄 때가 있어 - 나의 사랑 구슬 시계 나는 가끔 물건에 마음을 줄 때가 있어. 노랑 검정 색깔의 동그란 구슬들이 번갈아 있던 구슬 시계를 참 좋아했지. 세수할 때 빼고는 항상 차고 다녔던 시계였어. 그 당시에도 이미 손목 시계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었지만, 난 그 알알이 시계가 너무 좋아서 늘 함께 했었지. 일상생활 중에 왼쪽 손목에 놓인 구슬 시계가 시야에 들어오면, 왠지 마음이 흐뭇해졌어. 심지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도 번지곤 했으니까. 안녕?이라고 인사라도 건네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 내 기억에 에스콰이어 시계였는데, 브랜드는 머 그렇게 중요하지 않지. 아무튼 너무 열심히 차고 다닌 탓일까? 어느 날 구슬들을 이어주고 있던 시계줄이 삭아서 파사삭 하고 끊어지면서, 구슬들이 알알이 바닥으로 흩어져 버렸어. 안타까운 마음에 공장에.. 2021. 12. 3.
[글쓰기17일차] 샘베 과자와 할아버지 어릴 적에 할아버지께서는 큰아버지 집과 막내였던 아버지 집을 오가며 지내셨다. 할아버지는 짓궂은 성격이 있으셔서, 머무시는 동안에는 우리 삼 형제에게는 약간의 비상사태와 같은 긴장감이 돌곤 했다. 언제 훅 하고 장난이 들어올지 몰라서였다. 그런 할아버지가 심심할 때는 항상 막내딸인 나를 데리고 동네 한 바퀴를 말없이 장난기 하나 없이 정처 없이 걷고 나서는 길거리에 풀썩 주저앉아서 몇 시간이고 멍하니 앉아 계시다가 집으로 돌아오곤 하셨다. 설마 몇 시간까지는 아니었겠지만, 6,7살의 어린 나에게는 영겁의 시간처럼 긴 시간들이었다. 그럼에도 옆에서 얌전히 앉아서 아이에게는 너무나 길고 긴 시간을 내가 견뎌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샘베 과자 덕분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할아버지가 샘베 과자 가게에 들.. 2021. 11. 21.
[글쓰기 13일차] 성인의 낯가림, 부끄럼을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 다 컸어도 여전히 낯가림 혹은 부끄럼에 괴로워해 본 적이 있나요? 제가 그랬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늘 그랬던 건 아니지만, 한번 긴장을 타기 시작하면, 그 상황에서 벗어 나오기가 어려워지곤 했죠. 40세 즈음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40 먹도록 고쳐지지 않는 거라면, 차라리 그냥 드러내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런 성향 때문에, 특히 남자 앞에서 오해받는 경우가 많아서 속상한 적이 많았답니다. 변하지 않는 내 행동에 대한 각자의 해석은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졌죠. 자신을 좋아하나? 아니면 나를 불편해 하나 등등...머가 되었든 정답은 아니었는데. 40이나 돼서 급작스럽게 부족한 나를 오픈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동기가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되돌아보면, 제가 그즈음에 사업을 시작.. 2021. 10. 20.
[제주 한달 살기] 서귀포 중문의 건강한 맛을 좀 아는 분께만 추천하는 카페 한달 살기 글을 성실하게 써보겠다는 당찬 포부는 저리저리 던져버리고, 제주도 중문 근처가 이렇게 볼거리 할 거리가 많았나 하며 감탄을 내내 하다가 시간이 훅 지나가버렸네요. ㅠㅠ. 늦은 감이 있지만, 우선 중요한데, 미처 소개하지 못했던 카페 하나를 오늘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안녕,좋은하루 cafe' 서귀포 중문에서 나름의 복작 복잡한 시내에 위치한 카페인데요, 이곳을 소위 '힐링 카페'로 추천해봅니다. 이곳은 근처에 유명한 수두리 칼국수 포함에서 맛집들이 많고, 중문의 도회적 풍경을 나름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인지, 입구에 다다르면, 맛집 소문에 찾아든 카페인데, 중문의 화려한 다른 카페에 비해 소박하고 평범하기 그지없어서, 잠시 솔직히 놀랐습니다. 카페 안도 실제로 많이 작고요... 2021. 9. 22.
[제주도 한달살기] 숙소 근처 의외의 발견 2 : 예래해안로 풍경 중문의 색달 해변을 뒤로 하고 논짓물을 지나서, 제주올레길8코스를 따라 한참을 걸어오다보면 만나게 되는 카페 하나가 있다, 카페팔길. 제주에는 워낙 뷰맛집이 널려 있는 터라 특별히 더 다른 것이 있냐고 하면 할말은 없다. 하지만 관광지로 근사한 뷰맛과 화려한 인테리어를 가진 '더클리프'나 '휴일로'와는 다르게, 여기는 꾸미지 않은 뷰가 펼쳐진 곳이다! 여기에도 이런 곳이 있었어? 왜 아직까지도 복잡한 것들이 안들어온거지? 아래 지도에서 썬빌리지(카페팔길 있는 곳)를 시작으로 좌측으로 예래포구를 따라서 지나가는 예래해안로와 제주올레길8코스의 바닷가 풍경은 인공적으로 훼손이 적은 상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중문방파제와 예래포구 모습으로, 낚시하는 분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한적한 곳이라고만 여겼는데, 나.. 2021. 9. 2.
[제주도 한달 살기] 숙소 근처 의외의 발견 1 : 이정의댁 우리 숙소는 중문 근처 상예동에 위치하고 있다. 작아도 나름 독채인 마을 안의 집을 가성비 좋은 가격에 운 좋게 숙소로 잡을 수 있었다. 나중에 이에 대해 자세히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제주도에 와서 처음에는 여기 저기 구경 다니느라 미처 몰랐는데, 이곳에서 걸어다니는 거리 내에서도 충분히 볼거리와 먹거리가 존재했다는 것을 요며칠 새에 깨닫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우리 숙소에서 뒤편인, 엎어지면 코 닿을 데에 위치한 디저트 가게, 이정의댁. 사실, 왔다갔다 눈에 들어올 때마다 에어비앤비하는 숙소인가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눈에 들어오는 간판이 쉽게 보이지 않았다. 어제 동네에서 발견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점심을 먹기 위해 걸어나갔다가 되돌아오는 길에 자세히 보고나서야, 디저트 가게인 걸 알게 되었.. 2021. 8. 31.
제주도 한달 살기 : 오마이스 폭풍 속 돌아다니기 제주도 한달살기를 시작한지 벌써 2주가 넘어가고 있다. 정신 차리고 보니, 기존의 환경과 분리되어 차분하게 자신에게 집중하며 많은 것을 해보리라던 각오가 무색하게 되어가고 있다. 두어명의 지인들의 방문으로 여행과 레저에 더 쏠렸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제주도 한달살기를 꼼꼼히 일기로 기록하기로 한 계획은 벌써 포기했다. 시간순으로 쓰는 것은 이미 어렵게 되었다는 판단이다. 이번 주 초에는 오마이스 폭풍이 착륙했고, 그로 인해 제주도의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게다가 이번주 월화수는 오랜 대학원 동기가 방문했다. '네가 폭풍을 몰고 제주도로 왔구나' 라며 놀려대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짧은 휴가 일정으로 방문한 것이기에, 그녀의 제주도 여행을 지켜주어야했다. 그래서 무시하고 돌아다녀보기로 했고, 그녀의 .. 2021. 8. 28.
제주도 한달 살기 : 올레길8코스 오션뷰맛 터지는 한적한 서귀포 카페 발견 실은 여행 시작 전에 준비 과정을 다음편으로 적으려 했다. 그러나 한달살기를 위한 준비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는 핑계 하나, 제주도로 내려와서는 열심히 놀고 사진부터 찍느라 바빴다는 핑계 둘로 글을 쓰지 못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여행 과정을 기록하는 것은 역시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래서 순서대로 적기보다는, 글을 쓰는 오늘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다. 제주도 한달살기의 목적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기에, 오전에는 필요한 문서 작성을 위해 공공기관에 전화를 하는 등의 몇가지의 업무를 보고는 늦은 브런치(거의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오전열한시'라는 곳에서 간장새우밥을 맛있게 먹고는 숙소로 돌아와서 다시 업무 모드. 뜨거운 해가 힘을 잃어갈즈음 숙소에서 하던 일을 멈추고, 노트북과 .. 2021.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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