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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자, 어딘가로8

포틀랜드 시내에서 아싸인 내가 글로벌 모임에 참석하다 포틀랜드에 온 김에 어학당을 다녀볼까 했었다. 혹은 운동 클래스를 들어보거나, 아무튼 머라도 배우면서,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영어 실력이라도 키워볼까 했던 것. 친구 남편이 옆에서 검색하고 있는 나를 지켜보더니, meetup을 권유했다. 글쎄, 잘 모르는 이들을 만나는 친목 모임에 참석하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내 입장에서 내키지 않는 제안이었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내가 선택한 것은 태권도 같은 곳에 한 달 정도 다니면서 운동도 하고, 사람들하고 어울려보면 좋겠다 생각했다. 솔직하게 내세우기는 부끄러운 실력이긴 하지만, 내가 이래 봬도 무려 태권도 3단이다. 그러나 막상 찾아보기가 만만치 않았다. 너무 어린 친구들하고 같이 운동하는 것은 싫고, 어느 정도 어른들이 모여서 운동하는 곳을 찾으니, 코로나 .. 2022. 4. 19.
포틀랜드에서 석 달 동안 무얼하며 지내면 잘 지냈다고 할까? 정확히는, 포틀랜드 도심에서 아래쪽으로 조금 떨어진 외곽지역인 투알라틴이라는 곳에 머물고 있다. 3월 중순에 처음 도착하고는 시차 적응 문제로 열흘 가까이 고생했었다. 기본적으로 불면증이 심했던 터라, 시차 적응을 빠르게 해내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다행인 건 친구 남편이 한의사라, 지어준 처방약을 먹으며 며칠을 지냈더니 불면증 문제는 쉽게 해결이 되었다. 되려 지금은 9시만 넘으면 눈꺼풀이 무거워져 온다. 나 원래 야행성인데? 포틀랜드가 워낙에 자연환경이 좋은 곳이라 공기가 참 달다. 그래서인지 지낼수록 내 몸이 정화되는 게 느껴진다. 이렇게 3개월을 지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몹시 불편함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여기 온 지 한 달이 되고 있는데, 오래된 습관적 불안증도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듯하다... 2022. 4. 13.
포틀랜드 : Parrett Mountain Cellars의 와인 테스트 나는 와인 셀러가 와인 판매자인 줄, 즉 seller로 알고 있었다는 뜻. 그러나 cellar, 저장고라는 뜻이었다니. 어쩌겠나, 무식하다 해도 어쩔 수 없다. 가끔 와인 마시는 걸 좋아하기는 했지만, 와인에 대한 지식을 쌓을 만큼 관심은 높지 않았으니. 친구가 집에서 가까운데로 갈까, 아니면 멀리 갈까라고 물었을 때, '먼 데'라고 답을 했다. 드라이브하는 맛도 있으니 말이다. 고른 것은 친구였지만, 나의 최종 선택은 옳았다. 그리고 역시 오리건은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높은 산의 숲 속, 그림 같은 집에서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와인 한잔하는 기분은 힐링 그 자체였다. 그림 같은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환한 웃음이 멋진 아주머니가 맞아주셨다. 그 너머로 푸른 숲 풍경이 실내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 2022. 4. 6.
포틀랜드 구경 2탄 : 투알라틴(Tualatin) 동네 산책하기 친구 집 고양이 캐빈이 참으로 교태롭다. 아침부터 캐빈의 애정을 구걸하다가 길을 나섰다. 동네 한 바퀴도 돌 겸, 한국에 있는 오빠가 부탁한 심(sim)카드도 베스트바이에서 사볼 겸해서. 아래 지도 이미지는 내가 돌아다닌 전체 경로 중의 일부이다. 최종 도착지를 베스트바이(BestBuy)로 설정하고 지도를 보며 움직였지만, 곧바로 가기보다는 동네 구경 삼아 이리저리 경로를 벗어나 돌고 돌아다녔기에, 전체 경로를 그려보기에는 애초에 불가능했다. 대충 저런 경로를 벗어나지 않는 정도에서 느긋한 여행자의 걸음을 시작했다. 오고 가는 길에 주택가가 쭉 늘어져 있었었는데, 오로지 집들만 있는 것이 특이하다면 특이했다. 한국이라면 중간 중간에 편의점이나 카페라도 보였을텐데. 인상적인 것은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데 불.. 2022. 3. 31.
[글쓰기40일] 포틀랜드 구경하기 - 1탄 밤에 불을 끄면 늘 그렇듯이 잠이 확 달아나버린다. 다시 작은 스탠드를 밝히고는 넘들이 다녀왔다는 후기들을 쭉 훑어보며 내일의 주요 행선지를 앨버타 아츠 스트리트(Alberta Arts Street)로 정했다. 차를 몰고 이동하는 동선으로, 그 중간 여정에 블루스타(Blue Star) 도넛 가게, 조지 로저스(George Rogers) 공원, 윌러밋(Willamette) 공원 등을 추가했다. 친구의 클리닉에서 차를 몰고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조지 로저스 공원. 아름다운 풍경 외에 특별할 것이 없어 보였지만, 설명할 수 없는 편안함을 던져주는 곳이었다. 포틀랜드에 처음 도착했을 때부터 느꼈지만, 이곳에서는 새들에게서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찾아볼 수 없다. 내가 머물고 있는 곳과 가까운 공원이라, 다음에.. 2022. 3. 24.
[글쓰기37일] 천신만고 끝에 미국에 도착하다. 미국 가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던가? 생소한 항공사인 '에어캐나다'으로 항공에약을 했기 때문에 일어난 사단이었지. 내가 지금껏 20여개국을 넘도록 돌아다니면서, 처음 듣는 일이요, 처음 겪은 일이었다니까? 경유지로 지나가는 것뿐인데도, 캐나다는 소위 '비자'가 필요했고, 나는 그것은 출발 3시간전 인천공항 티켓팅을 할때서야 알게 되었어.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으로 캐나다 비자 신청 사이트로 접속을 해서 어렵사리 신청을 끝내고 기다렸지만, 3시간 반이 넘어서야 간신히 승인이 나는 바람에 나만 비행기를 타지 못했어. 나 말고도 비슷한 경우로 서너명이 더 되었지만, 이들은 모두 제 시간에 비자가 발급되어 예정된 비행기를 타고 떠나버린거지. 황당하고, 또 황당하고 화가 났어. 도대체 어떻게 된 일.. 2022. 3. 22.
[글쓰기 36일] 미국 석달 살기 준비 중 2탄 20대 때에는 미국 가면 가는 것이지, 미리 정리하고 준비하고 이럴 게 많지 않았던 거같은데, '석달살기 준비'라고 쓰고, 정리라고 읽는 느낌적인 느낌이야. 물론 준비한 것도 있지. 가장 첫번째로 급하게 서둘러서 한 것은... 1. 백신 접종 완료 이건 비행기 타려면 다른 방법이 없으니, 가성비가 맞는다면 맞겠다는 조건에 부합하여 부랴부랴 맞았어. 늦게 맞아서 좋았던 점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 예약을 언제 했든, 날짜를 자신의 상황에 맞게 고무줄처럼 맘대로 조정할 수 있더군. 미접종을 선호하더라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면, 이점은 조금 많이 위로가 될거야. 이 시점에서 어떻게든 화이자 맞아보겠다고 이리저리 알아보고 마냥 기다리던 40대 동생들의 모습이 문득 떠오르네. 그리고 이어서 백신.. 2022. 2. 27.
[글쓰기 35일] 미국 석달 살기 준비 중 1탄 지난 여름에 나는 제주도에서 한달 살기를 했어. 노마드 삶의 시작을 위한 첫 번째 실험이었는데, 나는 절반의 성공만 거두었지. 같이 의기투합했던 지인 대표님도 같은 생각이야. 우리는 제주도 가서 일주일에 최소한 4일은 열심히 일하고, 많이 놀면 3일 정도 놀자고 했지. 일하다가 갑갑해지면 주변 맛집이나 풍경 좋은 곳을 드라이브하는 정도면 족하다 생각했어. 그렇게 한가하게 지낼 거라는 우리의 기대와 달리, 지인들이 정말이지 너무 열심히 놀러 온거야. 결과적으로 나는 과거 10년간 못 논 것을 한풀이하려고 작정이라도 한 듯이, 마치 20대 때처럼, 아주 제대로 놀다 왔어. 이러려고 제주도 간 게 아니었는데. 이번 미국 석달 살기에는 혼자 갈 거야. 제주도 동기들이 섭섭해해도 어쩔 수 없어. 이들에게 미국행에.. 2022.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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